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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전거 미동북부 (2008.8)

미국동부 제13호 행복을 위한 작은 꿈과 미소

비가 조금 줄었지만 그래도 어제에 이어서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다.

아무래도 비 온다고 호스텔에만 있으면 돈만 축내고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꺼 같아서

판쵸우를 덮어 쓰고 밖으로 나왔다.

어제부터 하루종일 비가 내려서인지 날씨가 꽤 쌀쌀하다.




▲ Duck Tour 차 안에서.




▲ 보스턴에 찰스강 위를 달리는 오리차.

그래도 누나가 추천해 준 Duck Tour 를 하러 갔다.

30분을 기다려 오리관광차를 타고 시내를 돌아다니는데

반 정도는 어제 빗속을 뚫고 다니면서 본듯한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관광에 투자한 돈이 살짝 아까워졌다.

비가 오는데 창문도 없이 달리니 팔에 닭살이 돋으며 추운티를 팍팍내기 시작한다.

오리 관광차가 찰스강에 들어가는만큼은 설레였다.

물이 상당히 더러운데 그래도 그나마 깨끗해진거고 계속해서 강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차가 배처럼 강으로 들어가서 한바퀴 돌고 다시 육지로 나온다.



오리관광을 마칠 때쯤 비도 멈추기 시작해서 다른 도시에서 그랬듯이 보스턴에서도 대학탐방을 하기로 했다.

대학탐방을 가다가 도중에 편집장인 수연이 누나에게 인사도 할겸 보스턴 코리아 신문사에 들렸다.

재미있게도 사무실에서 내가 서 있던 자리가

현재 자전거로 세계 희망여행을 하고 계신 박정규(규랑)님이 서서 인터뷰를 하던 자리라고 한다. 

같은 자전거 여행자로서 괜히 뿌듯하고 기쁘다.

그 자리에서 수연누나로 부터 받은 떡볶이와 삶은 달걀을 맛나게 먹으면서 다시 한번 세계 여행을 꿈꾸며 흐믓했다.




▲ 세계에서 그렇게 들어가기 힘들다는 하버드 대학의 문.

신문사를 나와 하버드 대학으로 가보니 분위기는 내가 다니는 학교와 비슷하다.

대학다운 캠퍼스와 건물들이 있다.

날씨가 별로 좋지도 않은데 하버드에는 관광객들로 가득하다.




▲ 동상의 구두대신 자전거를 잡고 세계를 꿈꾸기.

하버드에 가면 꼭 가 봐야 할 곳으로 John Harvard Statue 가 있는 곳이다.

이 동상의 왼쪽 구두를 만지면 하버드 대학을 갈 수 있다는 미신이 있고,

또 세계각국에서 부모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들리는 곳이다.

동상이 얼마나 고생했는지는 반짝이는 왼쪽 구두를 보면 알 수 있다.

사실 John Harvard 는 알려진거와 다르게 설립자는 아니고 기부자로서 학교에 공헌을 했다고 한다.




▲ MIT 를 배경으로.

하버드에서 한 3km 떨어진 곳에 MIT 공과대학이 길게 뻗어있다.

건물 안의 복도는 정말 길어서 길을 잃을정도 였다.
 
MIT 도서관이 예쁘다고 한 부부 관광객으로부터 추천을 받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물어물어 찾아보려고 했지만

결국 도서관은 못 찾고 주변에 창문 너머로 연구실들과 보드에

알 수 없는 언어들로 꾸며져 있는 연구자료들을 구경하였다.




▲ 창의적인 MIT 의 Satata Center 건물.

구경을 대략 마치고 어두어지기 전에 보스턴을 뜨자는 생각으로 길을 가다가 Stata Center 를 발견하였다.

Frank Gehry 라는 건축가가 지은 건물을 발견하였다.

금방이라도 쓰러질꺼 같은 건물들이 독창적인 모양새를 가지고 MIT를 한층 더 빛내고 있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내부는 더 볼만하다고 한다.



도시에 작은 길을 가다가 이제 제법 큰 국도로 들어가는데 차도의 1차선으로 들어가게 되어있다.

차도를 건너 오른쪽으로 가고 싶었지만 차가 끊임없이 온다.

결국은 1차선에 좁은 갓길로 가면서 마지막 차선으로 갈 기회를 엿보고 있는데 사이렌 소리와 함께 경찰이 왔다.

나 때문에 엄청난 전화접수를 받았다고 한다.

나는 상황설명을 하고 아무 일 없이 경찰 도움을 받아 난 오른쪽 차도로 넘어가 길을 갈 수 있었다.



한참을 가는데 다른 경찰차가 오더니 왜 1차선으로 갔냐면서 수십통의 전화를 받았다고

화를 내면서 벌금을 주겠다는 것이다.

나는 또 다시 상황설명과 이 전에 경찰을 만났다고 다 해결된거라고 아무리 말해도 이 경찰은 왠지 고지식했다.

내 말은 하나도 안듣고 자기 말대로만 하라면서 한마디라도 더 하면 체포해 가겠단다.

솔직히 체포 당할정도로 잘못하는것도 없기에 말도 안된다며 우기다가

왠지 그냥 벌금 받는게 오히려 편할꺼란 생각에 순수히 운전면허를 주고 그 주소로 벌금 날리라고 하고 길을 떠났다.




▲ Jim 아저씨와 주유소 편의점에서.

속으로 억울하기도 하고 분한데 하늘은 어두워지고 비가 오기 시작한다.

날씨도 제법 쌀쌀해졌다. 비를 피하기 위해 가까운 주유소로 가서 양해를 구하고 안에 머물면서

카운터를 보는 Jim 아저씨의 정과 여행에 대한 많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아저씨는 날씨가 추우니 커피를 마시라고 건네주고 빵들도 주었다.

주유소 편의점이 문을 닫을 때까지 있다가 다시 야간주행을 할 계획을 짜면서 말이다.




▲ 하룻밤 나의 지붕이 되어준 Jim 아저씨의 낡은 트럭.

편의점 문이 닫을 때쯤 아저씨는 편의점 옆에 트럭 안에서 밤을 보내면 조금 낫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낡은 트럭이였지만 비도 오고 당장 갈 곳이 정해지지 않은 나에게는

쿠션도 있고 바람막이도 있는 따뜻한 안식처로서는 충분한 장소였다.

나는 아저씨에게 여러번 고맙다는 말을 하고 하루를 마무리졌다.

아저씨의 정이 하루동안 꿀꿀한 나의 기분을 다 없애주었다.

거기다가 잘 생각해보니 벌금 준다던 경찰이 정작 나에게 벌금종이를 준 기억이 없다.

입가에 미소가 절로 생긴다.

미소를 지으며 내일을 꿈꾸는 오늘 하루가 행복한 날이다.





2008년 8월 11일
이동거리: 24km
누적거리: 1006km